드디어 진짜 벽을 쌓는 일에 들어 갑니다. 벽체를 쌓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 비한다면 실제 벽쌓는 일은
쉽고 아주 재미있습니다. 물론 힘은 들지만요.^^;;;
황토는 자주 물을 뿌려 두어야 떼어 낼 때 힘이 덜듭니다.그렇다고 너무 질어지면 쌓아지지를 않으니
적당해야겠지요.
[보관하는 황토엔 아침,저녁으로 물을 뿌려 두어야 쓸 때 편합니다]
황토를 퍼내는 방법은 여러가지를 써보았지만 일반삽이 가장 좋더군요.
삽으로 그냥 푹 떠서 필요한 자리에 올리면 됩니다.
한번에 쌓는 높이는 60~80cm정도(2단높이)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황토가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높아지면 아래가 쳐지며 넘어갈 위험이 있습니다.
사실 벽을 쌓다보면,초보자니 당연히,똑바로 쌓으려고 해도 어딘가로 치우치게 됩니다.
쌓으려는 방의 구조가 둥그런 원형인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둥근벽이기 때문에 안으로 기울어지는 듯한 느낌으로 벽을 쌓아 올리면 안으로 기울어지며 서로 지지해
주기 때문에 벽의 붕괴를 막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바깥으로 기울었다 싶으면 이건 바로 붕괴입니다.
바깥으로 통나무의 끝부분이 튀어나가기 때문에 무게중심도 바깥으로 쏠립니다.
그래서 아래 사진과 같이 받쳐두기도 하지만 황토가 굳기까지는 어느정도 나무아래의 쌓아올린 황토가 밖으로
쏠린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바깥으로 많이 튀어 나온 나무는 이렇게 받쳐 두어야 뒤로 쏠림을 막을 수 있습니다]
통나무와 통나무 사이의 간격은 어른 주먹 두 개가 들어갈 정도가 적당합니다.
너무 좁으면 멋이 없고, 너무 넓으면 황토를 그만큼 더 쌓아야 되니 힘이 듭니다.
통나무는 비슷한 크기의 것을 일렬로 배치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크기의 통나무를 사용하게 되면 그 자체로
집이 완성된 후 인테리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됩니다.
처음에 쌓을 때에는 우선 황토를 5cm두께로 깔고, 통나무를 놓은 후 황토를 놓고 통나무 사이사이를
손가락을 이용해 꼼꼼히 밀어넣어야 합니다.
이것이 꼼꼼하지 않으면 황토와 통나무가 들떠 틈이 생기게 되고 안에서 밖이 보이는(-,.-)불상사가
발생하게 됩니다.
철물점에서 파는 두꺼운 고무장갑을 끼고 손가락에 힘을 주어 흙을 꾹꾹 밀어넣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고 자고 다음날 일어나면 손가락이 퉁퉁부어 장갑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가 됩니다.
통증도 심하고요. 이를 방지하기위해 자기 전에 맨소래담로션이나 안티프라민을 손에 듬뿍 바르고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자면, 다음날 일하는데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벽을 쌓는 방법은 아래의 두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방식 1)
방식1은 그림에서와 같이 삼각형으로 쌓고 어느정도 띄운 다음 다시 삼각형으로 쌓은 후, 그 사이를 메꾸어 주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쌓으면 상당히 빨리 쌓을 수 있습니다. 단점은 벽면이 조금 단조로와 질 수 있으며 ,동그랗게 돌아가는 벽의 곡면을 맞추기 쉽지 않습니다.
방식2)
방식2는 순차적으로 하나씩 쌓아 올리는 방법입니다. 초보자도 하기 쉽고 모양도 어느정도 맞추기 쉽지만, 단점은 쌓는 속도가 느리다는 것입니다.
이상하게도 황토와 나무는 잘 붙지를 않습니다. 나중에 황토가 마르고 나면 나무와 붙은 황토는 떨어져 버립니다.
그래서 문/창틀과 만나는 곳의 벽쌓기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황토와 나무는 잘 붙지를 않으니 닿는 면적은 최소화 시켜 줍니다. 황토를 둥그렇게 말아 최소한도로
문/창틀에 닿는 부분을 줄입니다.
그리고 문/창틀에는 대못(5인치 이상)을 박아 황토가 붙어 있을 수 있는 심재의 역할을 하도록 합니다.
[문/창틀의 벽체쌓기가 잘못되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황토가 붙어 있으면 마르고 난 후 떨어집니다.]
벽을 쌓아 올리기는 높이 올라갈수록 힘이 듭니다.
요즘 추세가 천장을 높게 하는 것이지만 황토집의 경우엔 높이에 따른 노력이 서로 비례한다고 보시면 맞을 겁니다.
1M쌓을때에 2명(안과 밖)이 필요하다면 2M를 쌓는데는 4명(안2,밖2), 3M의 높이라면 6명(안3,밖3)이 필요한 식이죠.
[B/T아시바를 놓고 또 그 위에 사다리 놓고 작업합니다.벽이 높아질수록 작업능률은 떨어집니다.]
맨 아래에 흙과 나무를 떠 줄 사람, 중간에서 맨 위의 쌓을 사람에게 전달해 줄 사람, 맨 위에 직접 쌓는 사람...
저희의 경우엔 다행히 인터넷을 보고 많은 분이 도우러 와주셔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지만,
이걸 둘이서 했을 생각을 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자신의 일인 듯 집짓는데 헌신적인 도움을 주신 고마우신 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그림의 크기가 커서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양해 부탁드립니다.]
벽을 다 쌓아 올리면 지붕의 서까래와 벽을 연결할 처마도리를 돌려야 합니다.
처마도리로 쓰는 나무는 서까래와 같은 재질의 나무면 됩니다.
처마도리는 아래에 황토를 깔고 그위에 얹은 후 꺽쇠를 이용해 고정시킵니다.
[벽의 제일 높은 곳으로 지붕의 서까래를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벽쌓기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앞의 [018. 벽쌓기]에서부터 [027. 처마도리 놓기]까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