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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 시와 글들.....

봄의 예찬

 

 

어제 저녁부터 밤새 내린 봄비에 갈증이 풀린듯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끝이 어디인지 ... 소송에 지친 몸과 마음

봄에 관한 몇편의 시를 읽으면 기분이 한결 좋아질수 있어요.

왜냐면...봄은 희망이거든요.

  회원님들 좋은 한 주간 되세요~~(*^^*)

 

 

꽃 밭/김수목 

 

꽃밭 하나를 갖고 싶다 

힘이 자꾸 빠지는 흐린 봄날에는

 작은 꽃밭 하나만이라도

  갖고 싶은 욕망이 일어나

 

이리저리 벌떼들이 잉잉거리는 오후
바람이 불어와도 흔들리지 않는
작은 꽃밭 하나를 갖고 싶다.


물을 뿌리고 희망을 키우는
절망하지 않는 작은 꽃밭 하나를
흐린 봄날에는 갖고 싶다.

 
   

 

 

다시 오는 봄 / 도종환

 

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납니다

살아 있구나 느끼니 눈물납니다  


 기러기떼 열지어 북으로 가고

길섶에 풀들도 돌아오는데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아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살아 있구나 생각하니 눈물납니다

 

 

 

 

복사꽃과 제비 / 김광균 

불행한 나라의 하늘과 들에 핀 작은 별들에게
복사꽃과 제비와 어린이날이 찾아왔구나.

어린것 껴안고 뜨거운 눈물로 뺨을 부비노니
너희들 키워줄 새 나라 언제 세워지느냐.

낮이면 꽃그늘에 벌떼와 함께 돌아다니고
밤이면 박수치는 파도 위로 은빛 마차 휘몰아가고

거칠은 바람 속게 다만 고이 자라라
온 겨레의 등에 진실한 땀이 흐르는 날
너 가는 길에 새로운 장미 피어나리니
황량한 산과 들 너머
장미여 삼천리에 춤을 늘여라.

불행한 나라의 하늘과 들에 핀 작은 별들에게
복사꽃과 제비와 어린이날이 돌아왔구나.

 

 

 

 

 

봄비 / 이 수 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풀빛이 짙어 올 강 언덕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종달새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처녀애들 짝하여 설 꽃밭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랭이 타오르것다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그댄 봄비를 좋아 하나요/배따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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