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바닥은
ㄱ)구들놓기, ㄴ)보일러설치 , ㄷ)상,하수도 설치 , ㄹ)바닥미장,장판깔기
의 순서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ㄱ) 구들놓기
황토집 지을 준비를 하며 가장 아쉬웠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주위에 흔하게 보이는 '돌'이었습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집을 짓기 위해 터파기를 하다 보면 집 지을때 필요한 정도의
돌은 해결된다고 하던데, 어찌된 셈인지 집을 지으려고 터파기하는 내내 나오는 것은 진흙과 마사,
약간의 황토일뿐 정작 필요로 하는 돌은 자갈조차도 구경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터파기 - 나오라는 돌은 안나오고...]
터파기한 그 해 겨우내 어찌어찌하여 기초 놓을 돌을 구하기는 했지만, 문제는 구들장으로 쓸 돌을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또 어찌어찌하여 (밝힐 수 없는 사정이 있음을 양지해 주시길...) 우여곡절 끝에
몇 장의 쓸만할 것이라 생각되는 돌을 구했지만 방전체를 깔기는 턱없이 부족하여 함실아궁이에만
구해온 돌을 사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함실아궁이에만 놓은 구들돌]
구들을 놓기 전 가장 주안점으로 생각했던 부분은,
(1) 방을 고르게 덥힐 것.
(2) 온기가 오래가면서 연료인 나무를 적게 때도 괜찮을 것.
(3) 불이 잘 들어가 불때기가 쉬울 것.
등이었습니다.
위의 세가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기존 방식의 ' 재래식 구들 놓기'로는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보고,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재래식 구들] (자료 출처 : NAVER)
요 근래는 환경을 생각하는 생태건축에 관심이 많아지며 구들놓기가 난방의 주된 방식중 하나로 각광을
받아 [DAUM]이나 [NAVER]와 같은 검색사이트에서 구들놓기에 대한 좋은 자료들을 찾아볼 수 있지만
제가 집을 지은 2002~2003년도에만 해도 자료를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구들놓기'나 '온돌'로 검색된 다양한 자료들] (자료 출처 : NAVER)
궁여지책 끝에 주변에 구들 놓는 곳이 있다는 소리만 들리면 직접 찾아가 일도 거들고, 여러가지 물어도
보며 실제로 익히고, 궁궐및 옛한옥의 건축과 관련된 책에서 구들놓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 채택한 방법이
바로 기존의 솥을 거는 아궁이를 없애고 난방만을 주목적으로 하는 '함실아궁이'를 두고, 깊게 땅을 파 구들과
바닥과의 높이 차를 가급적 크게 두는 방식이었습니다.
옛문헌에 따르면 2M이상까지도 높이의 차가 있었는데, 이미 기초가 끝난 뒤라 그렇게는 못하고 대략 80cm
정도의 차이만을 두었습니다.
[구들 놓을 방 땅 편평하게 하기]
이제 위에서 주안점으로 삼았던 세가지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인 재래식 구들의 단점중 하나는 아랫목은 따뜻하다 못해 방바닥이 탈 정도로 뜨거운데 비하여 윗목은
조금 과장하여 밤새 떠다놓은 물이 얼 정도로 추운,온도차가 너무 심하다는 것입니다.
그이유가 무엇일까요?
재래식 구들은 아래와 같이 고임돌이 놓여지고 그 위에 구들돌이 놓여집니다.
그럼 아궁이에서 불을 땠을 때 연기(=열)는 어디로 갈까요?
대부분은 아래 그림과 같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그 기대대로라면 방은 골고루 따뜻해지겠죠.
[기대하는 연기의 흐름]
그러나 실제 연기는 아래 그림과 같이 이동합니다.
[실제 연기의 이동경로 - 굴뚝으로 갈수록 더 빨라짐]
연기로서는 최대한 빨리 이곳을 이동하여 밖으로 나가기 위하여 아궁이와 굴뚝을 잇는 최단거리를
이동하여 밖으로 배출되게 됩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연기의 진로를 최대한 방해하여 오래도록 구들장 아래에 머물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고 보니 이제 연기의 최단경로는 구들장 아래를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도로 아궁이
밖으로 나오는 경로가 됩니다.
즉, 불이 굴뚝쪽으로 들어가지 않고 불을 때는 아궁이로 도로 내게 되는 것이죠.
(이는 재래식 구들이 막혔을 경우에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구들을 놓을 때는 연기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최대한 빨리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구들의 고임돌은 그 반대되게 놓으면 되겠죠...
즉,
연기가 아궁이에서 굴뚝으로 바로 통과하는 최단지점을 장애물등으로 방해하여 가능한 한 구들장 밑에
오래 머물도록 하며, 이때 역류하지 않도록 들어 가는 구멍을 '좁게' 하고 나가는 구멍은 '넓게' 하여
흐름을 빨리 하며 굴뚝의 개자리와 불넘이를 깊게 하여 빨아 들이는 힘을 크게 합니다.
재래식 구들의 단점중 또 하나는 금방 식는다는 것입니다.
불을 아주 많이 때지 않고서는 (이렇게 하면 아랫목이 타버립니다.) 새벽녘이 되면 아랫목만 미적지근하게
식어 버립니다.
단순히 구들돌을 아주 두껍게 깔거나 구들돌 위에 황토를 두껍게 깔아 해결되는 부분이 아닙니다.
(이럴 경우 연료인 나무의 소모량이 장난 아니게 많아집니다)
고임돌이 놓인 부분에 충분히 연기가 머물지 못하고 대부분의 열기가 연기와 함께 밖으로 빠져 나가
버리는데 그 원인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축열장치라 할 수 있는 고임돌을 굳이 힘들게 돌과 황토를 이용하여 쌓아 올리는 것입니다.
[황토와 돌을 이용하여 고임돌 쌓기]
그런데 위의 돌과 황토만으로 고임돌을 쌓는 데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황토와 돌만으로는 높게 쌓기 어렵다는 점과 세월이 지나다보면 돌과 돌을 붙여 놓은 황토가
부셔지기 쉬워져 구들이 내려 앉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경험이 부족하여 돌과 황토만으로 쌓았지만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돌+시멘트모르타르+황토>
혹은 <벽돌(가능하면 내화벽돌)+시멘트모르타르+황토>등 구조를 강화시킬 수 있는 재료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단, 중요한 것은 밑의 굄돌이 축열장치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깊게 팔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황토와 돌의 조합이 가장 이상적이라 보여지며, 공사가 제일 쉬울 수 있는 블록
(시멘트는 물론이고 황토블록도 포함)은 비추천입니다.
저의 경우엔 3.5평 정도 되는 방 하나의 고임돌을 전부 놓는데 대략 9일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혼자서 작업한데도 이유가 있지만 보다 큰 이유는 황토가 마르는 동안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다 쌓은 고임돌은 직접 발로 밟고 다니며 튼튼한지 확인하였고 올해(2006년)겨울까지 네번의 겨울을
지내는동안 아직까지는 구들이 내려앉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
돌과 황토만으로 고임돌을 쌓아도 쌓는 방식에 따라 튼튼할 수 있다고 봅니다만 구들한번 뜯고
다시 공사하기가 보통 일은 아니니 만사불여튼튼...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구들을 놓으며 나름의 심적 갈등을 제일 많이 겪었습니다.
이런 방식의 구들이 당시로서는 처음이다 보니, 보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결론은 '저거..분명히 다시 뜯고 다시 구들 놓거나 아니면 그 위에 보일러 깐다' 였습니다.
어렸을때부터 구들을 놓아온 마을의 어르신들은 물론이고 집을 수십채씩 지은 전문가 까지
한 목소리였으니, 초보중 초보인 제가 어찌 심적갈등이 없었겠습니까?
그래서 내린 타협이 내 생각대로 한 번 구들 놔보고 정히 못쓰겠거든 보일러를 깔자였습니다.
덕분에 구들을 놓은 방은 보일러를 깔기 위하여 대략 15cm정도 바닥이 꺼져 있습니다.
다행히 생각했던대로 불이 잘들고, 골고루 들고, 오래도록 따뜻하여 보일러를 까는 불상사는 면했지만
방을 드나들 때는 바닥차이로 인해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합니다.
실수담이 나온 김에 더 고백하자면, 구들을 깔기 시작한 때가 10월말이 다 돼서였습니다.
날은 추워지고 마음은 급해지고 하여 거의 날림,부실공사가 되다 보니, 아뿔사 제일 중요한 연기가
새어나오는 곳을 막는 공사를 건너 뛰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구들돌을 놓고, 구들돌 사이사이를 메꾼 황토가 마르고 나면 신문지등을 태워 연기가 나오는 곳을
꼼꼼이 메꾸어야 하는데 급한 마음에 구들이 채 마르기도 전에 미장공사부터 먼저 하였던 것입니다.
덕분에 벽과 바닥이 만나는 모서리 부분 곳곳에서 연기가 새어 나와 불을 때고 나면 꼭 방문을
열어두어야 합니다. (굳이 변명하자면 장점도 있습니다. 장작을 땔 때 나오는 연기로 인해 구들을 놓은
방은 벌레가 별로 없습니다.)
또 한가지, 함실 위에 올려 놓은 구들돌이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한달정도가 지났을때 폭삭 깨져 버린
일입니다. 나름대로 불을 피워 실험도 하여 사용하였지만, 난생 처음 불을 때다 보니 갑자기 너무
급격하게 많이 불을 넣었고, 함실 부분이 가장 취약하여 잘 깨진다는 사실을 몰라 나름의 보강책을
세우지 못하였다는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함실아궁이의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함실위의 구들돌이 잘 깨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보강하기 위하여 두꺼운 철판등을 이용하여 보강해주면 문제는 해결될 듯한데,
아직은 그냥 깨진 채로 사용하고 있으며 올 가을쯤 보강공사를 다시 할 예정입니다.
실수담은 이 정도에서 끝마치기로 하고 본론으로 돌아갑니다.
예전의 시골집에선 뭔지 모를 쿰쿰한 곰팡이 냄새가 많이 나는 곳이 있었습니다.
특히 곰팡이 냄새가 심한 방은 불도 잘 들지 않고 눅눅했던 기억이 있으신 분도 있을 겁니다.
불이 들지 않아 눅눅해진 탓도 있겠지만, 사실은 방아래에 습기가 많아 불이 잘 들지 않았던 것입니다.
연기는 습기를 아주 싫어합니다.
구들을 놓을 방의 고임돌이 놓일 바닥층은 자갈+모래로 습기가 모이지 않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또 연기는 차가운 것도 싫어합니다.
구들을 놓은 방에 오랜 동안 불을 때지 않으면 불이 잘 들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굴뚝 바깥을
쌓아 주는 이유도 조경적인 면도 없지 않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로 굴뚝의 보온에 신경을 써 연기가
잘 빨리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사람이나 집이나 똑같습니다. 잘 나가야 잘 들어갑니다.)
그러기에 보온 덮개등으로 굴뚝을 감싸고, 굴뚝 바깥은 흙이나 돌등을 쌓아줍니다.
굴뚝의 높이는 보통 집의 지붕 위 30~60cm정도 뽑아 올려 바람의 영향을 덜 타도록 합니다.
[굴뚝 쌓기]
바람의 방향에 잘 맞추어 아궁이와 굴뚝의 방향을 정하면 불이 잘 들어갑니다.
예전에 궁궐이나 절등 정성을 드려 집을 지을 때 집지을 땅에서 도편수나 대목장이 일년이상 그냥
살아 본 이유도 바로 이러한 데 있지 않나 싶습니다.
여름 장마철에 강수의 양과 물의 흐름을 보고, 겨울철 엄동설한의 매서운 바람의 흐름을 느끼며
그 땅에서 살림할 사람을 생각해 필요 없는 부분은 깎아 버리고, 필요한 부분은 보비하여 더하며
집이 앉을 방향과 모양새를 이리저리 궁리를 하지 않았었나 상상해 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 바로 진정한 '풍수(風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나름대로 구들을 놓으며 정리했던 원리들을 풀어놓기는 하였는데 제대로 설명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실제 시공모습은 [049.구들 놓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17864
ㄱ)구들놓기, ㄴ)보일러설치 , ㄷ)상,하수도 설치 , ㄹ)바닥미장,장판깔기
의 순서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ㄱ) 구들놓기
황토집 지을 준비를 하며 가장 아쉬웠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주위에 흔하게 보이는 '돌'이었습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집을 짓기 위해 터파기를 하다 보면 집 지을때 필요한 정도의
돌은 해결된다고 하던데, 어찌된 셈인지 집을 지으려고 터파기하는 내내 나오는 것은 진흙과 마사,
약간의 황토일뿐 정작 필요로 하는 돌은 자갈조차도 구경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터파기 - 나오라는 돌은 안나오고...]
터파기한 그 해 겨우내 어찌어찌하여 기초 놓을 돌을 구하기는 했지만, 문제는 구들장으로 쓸 돌을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또 어찌어찌하여 (밝힐 수 없는 사정이 있음을 양지해 주시길...) 우여곡절 끝에
몇 장의 쓸만할 것이라 생각되는 돌을 구했지만 방전체를 깔기는 턱없이 부족하여 함실아궁이에만
구해온 돌을 사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함실아궁이에만 놓은 구들돌]
구들을 놓기 전 가장 주안점으로 생각했던 부분은,
(1) 방을 고르게 덥힐 것.
(2) 온기가 오래가면서 연료인 나무를 적게 때도 괜찮을 것.
(3) 불이 잘 들어가 불때기가 쉬울 것.
등이었습니다.
위의 세가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기존 방식의 ' 재래식 구들 놓기'로는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보고,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재래식 구들] (자료 출처 : NAVER)
요 근래는 환경을 생각하는 생태건축에 관심이 많아지며 구들놓기가 난방의 주된 방식중 하나로 각광을
받아 [DAUM]이나 [NAVER]와 같은 검색사이트에서 구들놓기에 대한 좋은 자료들을 찾아볼 수 있지만
제가 집을 지은 2002~2003년도에만 해도 자료를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구들놓기'나 '온돌'로 검색된 다양한 자료들] (자료 출처 : NAVER)
궁여지책 끝에 주변에 구들 놓는 곳이 있다는 소리만 들리면 직접 찾아가 일도 거들고, 여러가지 물어도
보며 실제로 익히고, 궁궐및 옛한옥의 건축과 관련된 책에서 구들놓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 채택한 방법이
바로 기존의 솥을 거는 아궁이를 없애고 난방만을 주목적으로 하는 '함실아궁이'를 두고, 깊게 땅을 파 구들과
바닥과의 높이 차를 가급적 크게 두는 방식이었습니다.
옛문헌에 따르면 2M이상까지도 높이의 차가 있었는데, 이미 기초가 끝난 뒤라 그렇게는 못하고 대략 80cm
정도의 차이만을 두었습니다.
[구들 놓을 방 땅 편평하게 하기]
이제 위에서 주안점으로 삼았던 세가지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인 재래식 구들의 단점중 하나는 아랫목은 따뜻하다 못해 방바닥이 탈 정도로 뜨거운데 비하여 윗목은
조금 과장하여 밤새 떠다놓은 물이 얼 정도로 추운,온도차가 너무 심하다는 것입니다.
그이유가 무엇일까요?
재래식 구들은 아래와 같이 고임돌이 놓여지고 그 위에 구들돌이 놓여집니다.
그럼 아궁이에서 불을 땠을 때 연기(=열)는 어디로 갈까요?
대부분은 아래 그림과 같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그 기대대로라면 방은 골고루 따뜻해지겠죠.
[기대하는 연기의 흐름]
그러나 실제 연기는 아래 그림과 같이 이동합니다.
[실제 연기의 이동경로 - 굴뚝으로 갈수록 더 빨라짐]
연기로서는 최대한 빨리 이곳을 이동하여 밖으로 나가기 위하여 아궁이와 굴뚝을 잇는 최단거리를
이동하여 밖으로 배출되게 됩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연기의 진로를 최대한 방해하여 오래도록 구들장 아래에 머물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고 보니 이제 연기의 최단경로는 구들장 아래를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도로 아궁이
밖으로 나오는 경로가 됩니다.
즉, 불이 굴뚝쪽으로 들어가지 않고 불을 때는 아궁이로 도로 내게 되는 것이죠.
(이는 재래식 구들이 막혔을 경우에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구들을 놓을 때는 연기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최대한 빨리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구들의 고임돌은 그 반대되게 놓으면 되겠죠...
즉,
연기가 아궁이에서 굴뚝으로 바로 통과하는 최단지점을 장애물등으로 방해하여 가능한 한 구들장 밑에
오래 머물도록 하며, 이때 역류하지 않도록 들어 가는 구멍을 '좁게' 하고 나가는 구멍은 '넓게' 하여
흐름을 빨리 하며 굴뚝의 개자리와 불넘이를 깊게 하여 빨아 들이는 힘을 크게 합니다.
재래식 구들의 단점중 또 하나는 금방 식는다는 것입니다.
불을 아주 많이 때지 않고서는 (이렇게 하면 아랫목이 타버립니다.) 새벽녘이 되면 아랫목만 미적지근하게
식어 버립니다.
단순히 구들돌을 아주 두껍게 깔거나 구들돌 위에 황토를 두껍게 깔아 해결되는 부분이 아닙니다.
(이럴 경우 연료인 나무의 소모량이 장난 아니게 많아집니다)
고임돌이 놓인 부분에 충분히 연기가 머물지 못하고 대부분의 열기가 연기와 함께 밖으로 빠져 나가
버리는데 그 원인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축열장치라 할 수 있는 고임돌을 굳이 힘들게 돌과 황토를 이용하여 쌓아 올리는 것입니다.
[황토와 돌을 이용하여 고임돌 쌓기]
그런데 위의 돌과 황토만으로 고임돌을 쌓는 데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황토와 돌만으로는 높게 쌓기 어렵다는 점과 세월이 지나다보면 돌과 돌을 붙여 놓은 황토가
부셔지기 쉬워져 구들이 내려 앉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경험이 부족하여 돌과 황토만으로 쌓았지만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돌+시멘트모르타르+황토>
혹은 <벽돌(가능하면 내화벽돌)+시멘트모르타르+황토>등 구조를 강화시킬 수 있는 재료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단, 중요한 것은 밑의 굄돌이 축열장치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깊게 팔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황토와 돌의 조합이 가장 이상적이라 보여지며, 공사가 제일 쉬울 수 있는 블록
(시멘트는 물론이고 황토블록도 포함)은 비추천입니다.
저의 경우엔 3.5평 정도 되는 방 하나의 고임돌을 전부 놓는데 대략 9일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혼자서 작업한데도 이유가 있지만 보다 큰 이유는 황토가 마르는 동안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다 쌓은 고임돌은 직접 발로 밟고 다니며 튼튼한지 확인하였고 올해(2006년)겨울까지 네번의 겨울을
지내는동안 아직까지는 구들이 내려앉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
돌과 황토만으로 고임돌을 쌓아도 쌓는 방식에 따라 튼튼할 수 있다고 봅니다만 구들한번 뜯고
다시 공사하기가 보통 일은 아니니 만사불여튼튼...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구들을 놓으며 나름의 심적 갈등을 제일 많이 겪었습니다.
이런 방식의 구들이 당시로서는 처음이다 보니, 보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결론은 '저거..분명히 다시 뜯고 다시 구들 놓거나 아니면 그 위에 보일러 깐다' 였습니다.
어렸을때부터 구들을 놓아온 마을의 어르신들은 물론이고 집을 수십채씩 지은 전문가 까지
한 목소리였으니, 초보중 초보인 제가 어찌 심적갈등이 없었겠습니까?
그래서 내린 타협이 내 생각대로 한 번 구들 놔보고 정히 못쓰겠거든 보일러를 깔자였습니다.
덕분에 구들을 놓은 방은 보일러를 깔기 위하여 대략 15cm정도 바닥이 꺼져 있습니다.
다행히 생각했던대로 불이 잘들고, 골고루 들고, 오래도록 따뜻하여 보일러를 까는 불상사는 면했지만
방을 드나들 때는 바닥차이로 인해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합니다.
실수담이 나온 김에 더 고백하자면, 구들을 깔기 시작한 때가 10월말이 다 돼서였습니다.
날은 추워지고 마음은 급해지고 하여 거의 날림,부실공사가 되다 보니, 아뿔사 제일 중요한 연기가
새어나오는 곳을 막는 공사를 건너 뛰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구들돌을 놓고, 구들돌 사이사이를 메꾼 황토가 마르고 나면 신문지등을 태워 연기가 나오는 곳을
꼼꼼이 메꾸어야 하는데 급한 마음에 구들이 채 마르기도 전에 미장공사부터 먼저 하였던 것입니다.
덕분에 벽과 바닥이 만나는 모서리 부분 곳곳에서 연기가 새어 나와 불을 때고 나면 꼭 방문을
열어두어야 합니다. (굳이 변명하자면 장점도 있습니다. 장작을 땔 때 나오는 연기로 인해 구들을 놓은
방은 벌레가 별로 없습니다.)
또 한가지, 함실 위에 올려 놓은 구들돌이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한달정도가 지났을때 폭삭 깨져 버린
일입니다. 나름대로 불을 피워 실험도 하여 사용하였지만, 난생 처음 불을 때다 보니 갑자기 너무
급격하게 많이 불을 넣었고, 함실 부분이 가장 취약하여 잘 깨진다는 사실을 몰라 나름의 보강책을
세우지 못하였다는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함실아궁이의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함실위의 구들돌이 잘 깨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보강하기 위하여 두꺼운 철판등을 이용하여 보강해주면 문제는 해결될 듯한데,
아직은 그냥 깨진 채로 사용하고 있으며 올 가을쯤 보강공사를 다시 할 예정입니다.
실수담은 이 정도에서 끝마치기로 하고 본론으로 돌아갑니다.
예전의 시골집에선 뭔지 모를 쿰쿰한 곰팡이 냄새가 많이 나는 곳이 있었습니다.
특히 곰팡이 냄새가 심한 방은 불도 잘 들지 않고 눅눅했던 기억이 있으신 분도 있을 겁니다.
불이 들지 않아 눅눅해진 탓도 있겠지만, 사실은 방아래에 습기가 많아 불이 잘 들지 않았던 것입니다.
연기는 습기를 아주 싫어합니다.
구들을 놓을 방의 고임돌이 놓일 바닥층은 자갈+모래로 습기가 모이지 않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또 연기는 차가운 것도 싫어합니다.
구들을 놓은 방에 오랜 동안 불을 때지 않으면 불이 잘 들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굴뚝 바깥을
쌓아 주는 이유도 조경적인 면도 없지 않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로 굴뚝의 보온에 신경을 써 연기가
잘 빨리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사람이나 집이나 똑같습니다. 잘 나가야 잘 들어갑니다.)
그러기에 보온 덮개등으로 굴뚝을 감싸고, 굴뚝 바깥은 흙이나 돌등을 쌓아줍니다.
굴뚝의 높이는 보통 집의 지붕 위 30~60cm정도 뽑아 올려 바람의 영향을 덜 타도록 합니다.
[굴뚝 쌓기]
바람의 방향에 잘 맞추어 아궁이와 굴뚝의 방향을 정하면 불이 잘 들어갑니다.
예전에 궁궐이나 절등 정성을 드려 집을 지을 때 집지을 땅에서 도편수나 대목장이 일년이상 그냥
살아 본 이유도 바로 이러한 데 있지 않나 싶습니다.
여름 장마철에 강수의 양과 물의 흐름을 보고, 겨울철 엄동설한의 매서운 바람의 흐름을 느끼며
그 땅에서 살림할 사람을 생각해 필요 없는 부분은 깎아 버리고, 필요한 부분은 보비하여 더하며
집이 앉을 방향과 모양새를 이리저리 궁리를 하지 않았었나 상상해 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 바로 진정한 '풍수(風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나름대로 구들을 놓으며 정리했던 원리들을 풀어놓기는 하였는데 제대로 설명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실제 시공모습은 [049.구들 놓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황토흙 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토집 지붕 (0) | 2007.12.17 |
---|---|
개판 치고 방수처리및 마무리 (0) | 2007.12.17 |
지붕 써가래걸기 (0) | 2007.12.17 |
황토방1 (0) | 2007.12.17 |
방바닥 미장 마무리 (0) | 2007.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