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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흙 집

황토집 설계

17869*.설 계

직접 집을 짓는다고 하면 제일 걱정이 '집의 설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입니다.

집을 직접 짓고 있을 때나 다 짓고 난 후에 받은 가장 많은 질문도 바로 '설계는 어떻게 하셨어요?'
였으니까요.

사실, 설계라 하면 거창하게만 생각하는데 기본적으로 집의 구조를 어떻게 앉힐지에 대한 대강을
평면도로 그리면 집짓는데 그리 크게 무리가 없었습니다.

평면도가 완성된 후, 창과 문의 크기를 결정하고 천정의 높이를 결정하면 집의 입면도가 완성되구요.

직접 손으로 그리려면 우선 모눈종이와 자,컴파스등을 준비하고 '모눈종이의 한 눈금이 실제 얼마
'(예를 들자면 모눈종이 한눈금 = 실제 50cm etc.) 라고 축척을 정한 후, 원하는 모양의 집을
그리면 됩니다. 
방은 몇 개고, 거실의 크기는 어떻고, 화장실의 위치는 어디에...

저 역시 전문적인 설계 프로그램을 이용하건 아니고 Excel 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원시적(^^)으로 설계를 하였습니다.
오른쪽의 그림에서와 같이 Excel의 각 행과 열을 정사각형에
가깝게 맞추고 (모눈종이처럼) 원형Tool과 직선Tool등 그리기Tool을
이용해 작성하였습니다.

이렇듯 자신이 편하게 그릴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도구를 사용해서라도 그리면 됩니다.
아래에 몇가지 주의할 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직접설계시 주의할 점>

1. 쓰려는 자재에 맞추어 집의 크기와 모양을 결정할 것.

보통 나무자재는 그 크기를 6자,9자,12자 등으로 맞추어 판매합니다.
이어 붙이지 않는 한 보통 방이나 거실의 크기는 사용하려는 서까래의 길이에 따라 결정됩니다.
기준 규격이 아닌 자재를 사용하여 집을 지으려면 먼저 자재부터 준비해 놓은 다음 일을 진행하는게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손해보지 않는 길입니다.

2. 벽의 두께를 반드시 고려할 것

일반집과는 달리 황토집의 경우는 벽의 두께가 45~50cm 정도 됩니다.
그러다 보니 바깥에서 볼때보다 안쪽의 공간이 조금 좁으며,특히 화장실이나 부엌의 공간이 아주
좁아질 수 있습니다. 설계할때 반드시 벽의 두께도 함께 계산해야 낭패를 보지 않습니다.

3. 화장실,부엌등 습기가 발생하는 공간의 위치 선정

저도 미처 신경쓰지 못한 부분인데 아무래도 욕실이나 화장실,부엌등 습기가 많이 발생하는 곳은
별도의 공간으로 격리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저도 나름대로 꼼꼼히 방수에 신경은 썼지만 스미는 습기에는 여름에도 주기적으로 보일러를
틀어 말려주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기더군요.
설계시 욕실/화장실과 부엌을 다른 구역에서 별로도 격리하는 방안도 한번 연구해 보시기 바랍니다.

4.문의 위치와 여닫는 방향, 창의 크기, 천정의 높이 결정

의외로 생각 할 부분이 많은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얼마정도 크기여야 드나드는데 불편하지 않을지, 또 문의 손잡이는 어느쪽이어야 하는지, 천정은
무조건 높은것이 좋은지...

도무지 감이 안잡히죠?
제가 찾은 해결책은 이겁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모델로 삼아 줄자로 일일이 재어가며 문과 창의 크기와 위치의 감을 익혔습니다.
그리고 문의 여닫는 방향 역시 오른쪽과 왼쪽 서로 번갈아 가며 빈 허공에서 흉내내보아 가장 편한
쪽으로 결정했구요.
천정은 높을 경우엔 공간이 넓어 보여 많이 선호하지만, 조명의 밝기와 난방에서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벽체를 쌓아올리기 위해 낮을때보다 몇배의 노력을 더해야 하구요.
집의 높이에도 적절한 구성이 필요합니다.

설계도를 그리기 어려우시면 지금 살고 있는 집의 평면도를 한번 그려보세요.
그러면 아마도 머릿속에 지어야 할 집의 구조가 확 들어올 겁니다.

5. 기본 평면도의 활용

기본 평면도가 완성되면 이제 그것을 여러장 복사해두고 아래의 것들을 준비해 갑니다.

1)전기배선도

평면도 상에 간단히 전등과 콘센트 등의 위치를 표시합니다.  
나중에 전기배선시 어느 위치에 어떤 것이 들어가야 하는지 감을 잡게 해줍니다.
또한 필요한 전등의 갯수와 콘센트의 갯수등도 미리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2)상,하수도 구성도
  전기배선도와 마찬가지로 사용할 위치와 빠져 나갈 위치등을 미리 지정해 둡니다.
  저희집의 경우엔 욕실에 상/하수도 각2개, 부엌과 다용도실에 각 한개씩 그리고
보일러와 마당에 상수도 한개,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자 필요에 맞게 구성해두고 나중에 실제 공사할 때 참고하면 됩니다.

6.건축물대장 등재시

건축물에 대해 등기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군청에 가서 건축물대장에 등재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축사의 설계/감리 확인도장이 필요하며 이때 설계사무소에 가서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설계도를 다시 그립니다.
(이 역시 각 지역마다 조금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미리미리 알아보시길...)


글로 쓰니 오히려 더 복잡해졌는데 실제로 설계 해보면 재미도 있고 정말 별거 아닙니다.
옛날 집을 짓는 도편수들의 경우엔 지금과 같은 도면없이 모두 머리속으로만 설계도를 갖고 집을
지었다고 하더군요.

백지와 연필만 준비하십시요.
하나 하나 구상해가며 설계도 그리는 재미에 어쩌면 밤을 꼬박 세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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