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리의 민물장어집은 그 규모가 크거나
인테리어가 훌륭해서 찾아가는 곳은 아님니다
시골 한적한 곳에 가건물로 세워진
좀은 촌스럽기 까지 보이는 것이
도시의 거창한 실내장식이나 여타 치장과는
전혀 딴판인 그저 소박하고 편안함이 주는 여유가
잔뜩 뭍어 나오기 때문인데
집사람의 생일이었던 엊저녁엔 식구들과 함께
이곳으로 드라이브겸 나들이를 나왔습니다
장작으로 실내를 훈훈하게 대워주는
빼치카 가까운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주인의 날렵한 솜씨로 장어의 뼈와 살점이
분리되어 나오나 싶어면 금방 달구어 놓은
숯불 화덕 하나가 테이블 가운데 얹힘니다
장어는 등쪽을 먼저 초벌로 구운 다음
다시 뒤집어 살점을 굽게 됩니다
식구 셋이서 좀 넉넉히 먹기 위하여
1키로 반(45,000원)을 주문했더니
두툼한 장어 다섯마리를 석쇠에 올려 놓고도
세마리가 더 남아 있습니다
장어구이는 손님의 입맛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에
간장소스와 고추장 소스, 그리고 그냥 소금구이의
세가지중 본인의 입맛에 따라 마음대로
선택해 먹을수가 있습니다.
숯불 위의 장어를 대여섯번 뒤집어 굽다가
살점이 다 익었다 싶으면 마지막에
양념소스를 두어번 발라 다시 살짝 구워낸 다음
생강과 함께 상추에 싸서 먹는 일만 남습니다
간장소스로 구운 장어 살점 입니다.
이건 그냥 소금구이 입니다
출출하게 허기진 빈 속에 장어부터 먹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구워놓은 장어는 바닥이 남니다
기름이 빠진 채 까실하게 구워진 장어뼈는
나름대로 별미 입니다.
이때, 소주도 한잔 마시면 기분은 그만이겠죠
어제는 오가피주로 반주 두어잔 했습니다
맨 마지막에 밥을 찾는 손님은 3,000원 하는
우렁된장국 한그릇을 시켜 식사를 하게 됩니다.
민물장어는 워낙에 기름진 음식이라
생각보다 많이 먹지를 못하지만
간장과 고추장소스 구이는 그 소스맛에 어우러지고
소금구이는 장어 원래의 맛을 느낄수 있어 좋습니다
입속에서 각기 다른 맛을 느끼게 되는 장어구이...
서울을 약간 벗어난 드라이브길을 따라
맛과 여유를 함께 느낄수가 있다면
오늘은 분명히 행복한 하루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