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김 윤식 시인
어쩌면 계집애가 그리 고우냐
어린 것이 봄밤의 향기를 혼자 머금었는지
머리채에 밤새 이슬이나 내리게 할 것을
넌 어른이 되지 마라
아니, 어서 여자가 되어라
아니, 아니 파랑새가 되거나
물에 뛰어드는 푸른 별이 되거나
그냥 달빛 같은 작은 딸이 되어도 좋다
어쩌면 계집애 그리도 고우냐
세상 아지랑이가 모조리 실눈을 뜨고
효리, 효리, 효리하면서 아른거리고 있다
봄을 타는지 하마터면
배가 마음 위에 떨어진
벚꽃 이파리들을 밟을 뻔 했구나
오늘 하루
나는 홀로 뜰을 거닐며 지내는게 어떻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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